게임소설은 아시아 각국에서 독자적인 스타일로 발전해 왔으며, 특히 세계관 구축 방식에 있어 작가들마다 뚜렷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한국, 일본, 중국 작가들은 문화적 배경과 가치관, 철학이 반영된 세계관을 설계하며, 이는 작품의 몰입도와 철학적 깊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본 글에서는 아시아 게임소설 작가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세계관 구성 방식과 그 철학적 기반을 비교 분석합니다.
한국 작가의 세계관: 현실 반영형 구조
한국 게임소설 작가들은 대체로 현실 세계의 구조나 정서를 모티브로 한 세계관을 구축하는 데 능숙합니다. 특히 ‘현실의 극복’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한 구조가 많으며, 사회 구조의 부조리, 경제적 빈곤, 경쟁 등 현실 문제를 판타지화하여 풀어냅니다. 대표적으로 『나 혼자만 레벨업』의 추공 작가는 “성진우가 사는 세계는 판타지지만, 그가 겪는 감정과 문제는 철저히 현실적이다”라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작가는 주인공이 '헌터'라는 설정을 통해 현실 사회에서의 계층 구조, 빈부 격차, 기회 불평등 등의 문제를 은유적으로 반영합니다. 또한 『전지적 독자 시점』의 싱숑 작가는 "현실은 정해진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기반으로, 정해진 소설 속 세계에서 주인공이 운명을 바꾸려는 서사를 통해 독자에게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세계관은 단순한 설정이 아니라, 작가의 철학과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결과물입니다. 한국 작가들은 세계관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독자가 현실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거울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구성은 국내외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일본 작가의 세계관: 심리적 내면 중심의 확장
일본 게임소설 작가들은 심리적 내면을 중심으로 한 세계관 구축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계관은 물리적인 배경보다는, 주인공의 정신 상태와 감정의 확장으로 표현되며, 이는 일본 특유의 내성적 서사 스타일과 맞닿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드 아트 온라인』의 카와하라 레키는 인터뷰에서 “가상현실 속 세계는 단순한 탈출구가 아닌, 감정이 더욱 진하게 드러나는 공간이다”라고 밝히며, 캐릭터들이 현실보다 더 진지하게 관계를 맺고, 존재 의미를 탐색하게끔 구성했습니다. 또한 『Re: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의 나가츠키 타페이는 죽음을 반복하는 설정을 통해 심리적 고통, 죄책감, 트라우마 등을 시각화된 세계로 표현합니다. 이 세계는 주인공의 선택에 따라 변화하며, 실제 심리치료의 서사처럼 작동합니다. 일본 작가들은 독자의 감정 이입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세계를 구성하며, 철학적 질문보다는 감정의 진정성을 중요시합니다. 이는 독자에게 더 깊은 정서적 몰입을 가능하게 하며, 세계관이 하나의 감정적 공간으로 기능하게 합니다.
중국 작가의 세계관: 전통과 스케일 중심의 거대 구조
중국 게임소설 작가들은 대체로 방대한 설정과 철학적 깊이를 갖춘 스케일 중심의 세계관을 선호합니다. 이는 도가사상, 불교, 무협 등의 전통 사상이 세계관에 적극 반영되며, 서양식 판타지와는 다른 독자적인 세계관을 창조합니다. 『전능한 데이터 황제』의 작가는 “이야기의 시작은 작은 마을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우주의 질서를 이해하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밝히며, 철학적 주제와 우주론적 세계관을 동시에 끌어안는 스케일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만계점장』의 작가는 세계의 층위 구조를 설정하고, 그 안에서 인물들이 업(業)과 윤회, 천명(天命)에 따라 움직이는 설정을 활용해, 독자에게 동양철학의 주제를 자연스럽게 전합니다. 중국 게임소설의 세계관은 ‘게임’이라는 설정을 통해 인간의 본질, 도의 실현, 인내와 노력, 자연과의 조화 등 폭넓은 주제를 담아내며, 단순한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정신적 수련의 공간으로도 기능합니다.
한국은 현실을 비틀어 성장과 선택의 중요성을, 일본은 내면 감정을 투사한 감정적 세계를, 중국은 전통 사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거대 서사를 통해 각각 독창적인 게임소설 세계관을 구축해왔습니다. 작가들이 인터뷰에서 밝힌 세계관 구축 방식은 단순한 이야기 설정을 넘어, 철학과 문화, 정체성까지 반영된 창작의 정수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성은 아시아 게임소설의 경쟁력이며, 앞으로 더 많은 독자에게 감동과 사유를 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