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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재난소설 발전 방향 가치관 변화 특징 변화 수상 경향 변화

by think0423 2025. 4. 12.

코로나19 팬데믹은 문학계에도 큰 충격을 남겼습니다. 그동안 상상 속 허구로 여겨졌던 재난이 현실이 되었고, 독자들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로 재난을 소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재난소설의 구성 방식, 작가의 가치관, 그리고 수상 기준까지도 변화를 겪게 되었는데요. 이 글에서는 팬데믹 이후 재난소설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왔는지, 그 변화의 핵심 요소들을 가치관, 문학적 특징, 수상 흐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작가의 가치관 변화: 생존에서 공동체로

팬데믹 이전까지 재난소설은 생존을 중심 테마로 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외부 위협에서 살아남기 위한 개인의 투쟁, 영웅적 인물의 활약 등이 중심을 이루었죠. 하지만 팬데믹 이후 등장한 재난소설에서는 ‘개인의 생존’보다 ‘공동체의 연대’와 ‘사회적 책임’이 더 중요한 가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의 작가 한지영은 『숨 쉬는 거리』에서 마스크 부족, 사회적 거리두기, 고립된 이웃 간의 관계 회복 등을 그리며, "진짜 재난은 외로움"이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혼자가 되는 것, 고립된 채 방치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재난의 본질이었다”고 말합니다.

또한, 영국 작가 톰 리처드는 『내일의 사람들』에서 바이러스 이후 공동체가 회복되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그는 혼란한 상황 속에서도 타인을 위한 선택, 봉사, 그리고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하며, 과거의 재난소설이 보여주던 개인주의적 시각에서 벗어나 공동체적 가치관으로 전환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팬데믹은 작가들에게 "우리는 연결된 존재"라는 철학을 각인시켰고, 재난소설은 더 이상 고립된 개인의 서사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법에 대한 이야기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작품 특징 변화: 현실 기반, 감정의 세분화

팬데믹 이후 재난소설의 또 다른 특징은 현실 기반의 서사와 감정의 세밀화입니다. 이전에는 자연재해, 외계 침공, 전쟁과 같은 극단적 설정이 많았다면, 이제는 실제 사회에서 벌어진 일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들이 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작가 리사 윌리엄스는 『격리된 계절』에서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벌어지는 일상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그녀는 사람 간의 거리, 불신, 그리움, 고립 속 불안 등을 세밀하게 그려내며, 독자들에게 "재난의 본질은 인간의 감정"이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국내에서도 작가 윤슬은 『문이 잠긴 날』에서 3일간 외부와 단절된 한 마을의 이야기를 다루며, 공포보다 침묵, 혼란보다 무기력이라는 감정적 변화를 중심에 둡니다. 그는 팬데믹 당시 일상에 침투한 ‘불확실성’이라는 감정을 집중적으로 탐색하며, 재난소설이 공포와 긴장의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장르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또한 형식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1인칭 시점, 인터뷰 형식, 다큐멘터리 스타일 등이 도입되며, 더 몰입감 있는

서사가 가능해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팬데믹이라는 실제 사건이 독자들에게 너무도 익숙한 현실이었기 때문에, 사실적인 접근이 더욱 설득력을 가지게 된 결과입니다.

수상 경향 변화: 메시지와 공감의 힘

문학상 수상 경향도 팬데믹 이후 눈에 띄는 변화를 보였습니다. 이전에는 문학적 완성도, 창의성 등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사회적 메시지, 공동체 의식, 공감 능력이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23년 프랑스의 르몽드 문학상은 작가 클라라 뒤보의 『방 안의 파도』에 수여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자가격리 중 점점 자신을 잃어가는 여성의 내면을 탐구한 소설로, 정신적 재난을 다룬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재난이 외부에서 시작되지만, 내부로 침투하는 과정까지 섬세하게 그린 수작”이라며 수상 이유를 밝혔습니다.

한국의 경우, 2024년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고요한 바깥』은 지역 커뮤니티가 감염 위험 속에서도 서로를 지키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연대와 희망의 메시지가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심사평에서는 “팬데믹 이후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문학적으로 제시했다”는 극찬이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재난소설이 단지 극적인 설정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와의 감정적 연결을 통해 더 깊은 울림을 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즉, 지금의 재난소설은 단순한 장르 문학이 아닌, 시대를 기록하고 공감하는 문학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팬데믹은 단지 세계를 멈춘 사건이 아니라, 문학의 방향마저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재난소설은 이제 고립과 공포의 이야기를 넘어, 공동체, 현실 감정,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는 문학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작가들은 보다 따뜻한 시선과 철학으로 재난을 이야기하며, 독자들에게 삶의 본질과 연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지금 이 시대, 재난소설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그 자체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주목해야 할 가치 있는 장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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