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길을 꿈꾸는 이들에게 있어 ‘재난소설’은 단순한 상상력의 결과물이 아닙니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 구조적 상상력, 철학적 사유를 담아낸 복합 장르입니다. 이 글에서는 작가 지망생들이 반드시 참고해야 할 재난소설 작가들의 가치관, 세계관, 그리고 그들의 생애에서 배울 점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가치관에서 배우는 ‘소설가의 태도’
재난소설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특성 중 하나는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자세’입니다. 그들은 불편한 진실, 인간의 어두운 면, 사회 시스템의 결함 등을 피하지 않고 이야기의 중심에 두며, 그 속에서 희망과 인간다움의 가치를 찾습니다. 대표적인 인물로 마거릿 애트우드를 들 수 있습니다. 그녀는 “나는 미래를 예언하는 사람이 아니라, 현재를 극단적으로 밀어붙이는 사람”이라 말했습니다. 작가 지망생들이 이 말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창작은 허공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의 ‘구조적 진실’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배명훈 작가는 인터뷰에서 “웃기면서도 무섭고, 허구지만 사실 같은 글을 쓰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재난이라는 소재를 유머, 풍자, 구조주의적 시선으로 해석하며 독자에게 진지한 메시지를 남깁니다. 작가 지망생이라면 단지 무겁고 진지한 태도만이 아니라,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유연한 사고도 배워야 합니다. 작가가 가져야 할 태도는 세상을 향한 감수성과 동시에 구조를 보는 눈입니다. 그리고 재난소설 작가들의 가치관은 그 감수성과 구조 분석이 어떻게 글로 녹아드는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세계관 설정의 정교함과 철학적 깊이
재난소설의 세계관은 단순히 ‘어떤 일이 벌어진다’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하나의 논리적 세계를 만들어내고, 그 안에서 인간이 어떻게 반응하고 변화하는지를 설계하는 작업입니다. 작가 지망생들에게 있어 이 세계관 구성 능력은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입니다. 코맥 매카시의 『더 로드』를 보면, 핵전쟁 이후의 세계가 배경이지만 그 세계에 대한 설명은 최소한으로 제공됩니다. 그는 인물의 관계, 감정, 행동을 통해 세계의 분위기를 짐작하게 만들며, 극도로 절제된 문체 속에 철학적 무게를 담아냅니다. 이처럼 세계관은 설정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말과 행동, 갈등과 선택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야 합니다. 옥타비아 버틀러는 『파라볼라 시리즈』에서 기후 재난과 경제 붕괴 이후의 세계를 그리며, 생존을 위한 철학인 ‘지구 종교(Earthseed)’를 제시합니다. 그녀의 세계관은 단순한 설정이 아니라, 사상과 가치, 신념까지 포함하는 종합적 구조입니다. 작가 지망생들이 이런 작품을 통해 배울 점은, 설정 그 자체가 아니라 ‘설정 안에 담긴 사유와 의도’라는 것입니다. 정교한 세계관은 이야기를 단단하게 만들며, 작가의 시선을 독자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합니다. 단순히 ‘무엇이 벌어졌는가’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를 고민하는 태도, 그것이 세계관 구축의 핵심입니다.
작가의 생애로 이해하는 문학의 뿌리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그들의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작가 지망생들이 선배 작가들의 생애를 들여다보는 이유는, 그 안에서 창작의 방향과 자세를 배우기 위함입니다. 호세 사라마고는 늦은 나이에 문학적으로 성공한 케이스로, 60대에 접어들어 『눈먼 자들의 도시』를 출간했습니다. 그는 어려운 가정환경,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상황 속에서도 문학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의 생애는 작가 지망생들에게 ‘늦음’에 대한 불안보다는 ‘끈기’와 ‘확신’의 중요성을 상기시켜 줍니다. 정세랑 작가는 젊은 작가 중에서도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실험적인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작가의 생명은 끊임없는 관찰과 상상력”이라고 말하며, 자신이 직접 본 것과 느낀 것들을 소재로 쓰는 것이 글의 힘이 된다고 강조합니다. 작가 지망생이라면 이러한 일상 속 감각을 예민하게 유지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작가의 생애는 그들의 작품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어떤 삶이 어떤 문장을 만들었는지를 알려주는 나침반입니다. 글을 쓰는 것만큼이나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자세가 작가 지망생에게 중요한 이유입니다.
재난소설 작가들의 가치관, 세계관, 생애는 작가 지망생들에게 실질적 지침이 됩니다. 작품 뒤에 숨은 철학, 구조적 접근 방식, 삶을 대하는 태도까지 모두가 글쓰기의 자양분이 됩니다. 지금 당신이 쓰려는 글이 어디서 출발하는지를 고민하는 것, 그것이 작가로서 첫걸음입니다.
